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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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별곡 191 - 주인과 노예 <또 다시 보는 '정복자 펠레'>

어쩐지 삶이 누군에겐가 볼모잡힌 듯한 저열한 패배의식이 온몸을 감아올 때면 습관처럼 다시 보는 영화가 있다 1987년 덴마크와 스웨덴 합작으로 만들어진, 마르틴 넥쇠의 소설을, 빌 어거스트가 감독하고, 막스 폰 시도우와 펠레 베네가르가 주연한 '정복자 펠레' (Pelle Erobreren / Pelle The C..

초당별곡 190 - 하모니에 젖는 봄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

초.중등교감 직무연수와 교육전문직원 역량강화 직무연수 마지막 합강, 스산하고 썰렁한 회색빛 봄의 시간을 우리 나라 유일의 장애, 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 그들이 따스한 다섯 선율로 채워 주었다 피아노, 바이올린 둘, 첼로, 비올라 각기 다른 고유의 소..

초당별곡 189 - 영화보다 멋진 만화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

산호의 라이파이, 박기당, 박기정 등에 매료되어 하늘에서 떨어진 별처럼 어쩌다 생긴 용돈 몇 푼을, 아침밥도 걸르고 쫓아간 만화가게 주인에게 주고 구석진 판자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슬쩍슬쩍 주인의 눈을 속여 책을 바꾸고 빼곡한 사각의 그림과 이야기에 침몰하다가... 더 이상 눈..

초당별곡 188 - 너무 늦어진 노래 <제주 4.3 70주년>

ㅡ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줄 ㅡ 봄맞이하러 나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ㅡ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ㅡ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ㅡ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이종형의 '바람의 집' 중에서) 너무 늦어진 노래들이 새삼 더 아프게 울리는 날 제주의 그 핏빛 4..

초당별곡 186 - 뚫고, 혹은 솟아오르고... <계절 냄새>

나이 탓일까? 세월의 무게일까? 맥없이 매몰되어 주눅들은 일상의 뒤에서 깜짝 깜짝 놀라 한숨짓는 순간들이 늘어간다. 사람들의 눈빛과 표정에도 벌써, 하늘 빛과 바람 냄새에도 이미, 잊고 있다가 불쑥 찾은 호숫가에도 가득하게 그가, 만물의 빛깔과 냄새를 둘러 엎어 버리는 새 생명..

초당별곡 185 - 별이 된 화가 <영화 '러빙 빈센트'>

요즘 이 동네에 글을 쓰는 게 퍽 뜸해지고 있음을 속일 수 없다 무슨 호오의 감정이나 중요한 판단에 의한 결심 같은 것 또한 아니다 그저, 세상의 가운데 둥둥 떠 서 바람에 여위는 풍선처럼 서서히, 찍 소리도 못하고 게을러지고 있나 보다 살아있는 화가 100인이 직접 고흐의 풍으로 세..

초당별곡 184 - 자기와 마주하는 삶 <little forest>

사흘 내내 어쩌면 '작은 숲'을 찾아 일본과 우리 나라 영화판을 꽤나 열심히 헤짚고 다녔다! 이가라시 다이스케 원작, 모리 주니치 각본 감독 하시모토 아이, 미우라 타카히로, 마츠오카 마유의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두 편으로 이틀 엄청 신선하고 부드럽게 나온다는 류준열 때문에 ..

초당별곡 179 - 묵직한 출발 준비 <중등신규교사임용전 직무연수>

강릉 초당을 떠난 객지 연수 운영 3주째 춘천 강원대에서 영하 16도의 아침, '중등신규교사임용전 직무연수'를 시작한다 중등, 보건, 영양, 사서, 특수교사 220명에 사립학교 교사 14명까지, 7일간 60시간 '지금, 여기'를 직시하고 '또 다른 미래'를 꿈꾸기 변혁과 분열의 세월, 그 격랑 속에 모..

초당별곡 183 - 언제, 어디서 만나랴? <노랑머리 어린왕자>

앞뒤 겉장 다 떨어져 나가서 너풀거리던 책, 제목도 제대로 알 수 없도록 남루한 모습으로 어린 시절 어느 교실 구석 책꽂이에서 나온 아이 그 이후 평생을 옆구리에 끼고 살면서도, 오후 세 시부터의 기다림, 그 행복을 꿈꾸면서도 밤이 지나고 새벽오면 하얗게 잊어버리던 아이 수 백 장..

초당별곡 182 - 니체의 흐느낌 <영화 '토리노의 말'>

사십 년 선생, 정년 퇴임식을 마다하고 전지훈련 간 학교 운동부 아이들 현지까지 가서 직접 격려하고 돌아오던, 퍽 오래된 후배이자 친구였던 교장이 혼자 운전하던 차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산한 저녁 내내, 그져 무연하게 몇 시간 째 영화, '토리노의 말'을 ..

초당별곡 181 - 노인의 城 <광주 '비움박물관'>

오래된 우리의 것들은 어느새 모두 지워지고 남은 우리의 살도 자꾸 닳아 ... 얇은 미롱지처럼 흔들리는데 남도 광주 시내 한복판에 기가 막히도록 거대한 '우리의 城'을 쌓고 낮은 목소리 詩를 읊조리며 사는 올올한 노인 한 분 있더라! 조선 농민의 후덕진 삶의 터울따라 봄, 여름, 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