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살어리 살어리랏다.../초당별곡(2016.9)

초당별곡 183 - 언제, 어디서 만나랴? <노랑머리 어린왕자>

石羽 2018. 10. 4. 22:32


앞뒤 겉장 다 떨어져 나가서 너풀거리던 책,
제목도 제대로 알 수 없도록 남루한 모습으로
어린 시절 어느 교실 구석 책꽂이에서 나온 아이


그 이후 평생을 옆구리에 끼고 살면서도,
오후 세 시부터의 기다림, 그 행복을 꿈꾸면서도
밤이 지나고 새벽오면 하얗게 잊어버리던 아이


수 백 장 넘어가던 달력의 뒷장에서
매년 또 다른 모습, 낯선 의미로 다시 나타나곤 하던,
나인지, 너인지를 구분할 수 없도록 투명한 아이


언제쯤, 무엇이 되어, 어떤 모습으로 늙어가서
내 가난한 삶의 가운데를 혼미하게 횡행하던
그 노랑머리 아이의 실체를 만날 수 있을까?


어느 고속도로 중간의 눈쌓인 휴게소
칼바람 몰아치는 화장실 앞에서
불현듯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아이를 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