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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无爲堂別曲 2 ㅡ < 无爲堂 전상서 >

세월이 핥고 지나는 살가죽이 못내 아리고 핏방울이 자꾸 맺혀 무에 하나 잔상조차 새겨 넣지 못한 가난한 가슴패기가 너무 헐렁했던가 가는 손가락 서툰 칼잡이 망치질로 나무와 낮은 소리로 놀기 열 달, 사십 년 장인, 무형문화재 소제 이창석 선생 덕에 소박한 흔적을 벽에 걸어 본다 어리석은 치기와 오만의 시절 광산촌 국민학교 선생의 삶이 지켜야 할 바를 하얀 백수의 말씀으로 넌지시 일러 주셨던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서화를 감히 접한다 허튼 소리 사십여 년이면 어떠랴! 스쳐간 가슴들 흔들지 못했으면 또 어떠랴! 이제 또 빈 배로 허공 중에 흔들린들 어떠랴! '무위당'께 무례한 편지 띄운들 또 어떠랴! 먼저 선생의 서화집에서 빈 마음으로 품어 낸 난초 글이, 앞서 얘기한 이요, 글씨는, 梅月堂 金時習의 道隱詩 ..

无爲堂別曲 1 - < 이름 지우기 >

희미한 세월 벽에 그래도 이 손으로 무언가 새기고 싶어 애써 시작한 수업 서툰 손짓 몇 달 만에 겨우 소품 하나 만들며 스스로 겨워 연하게 칼을 받아내던 향나무 자꾸 쓰다듬는다! 계절 이슥토록 되살아나는 사람,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서화 을 감히 다시 새겨보다 연일 이름(名)이라는 욕망의 기표에 끄달리는 피투성이 싸움만이 지독스레 이어지는 유치하고 비열한 추함도 잊은 모습들 어이 모를꼬, - 이름 버리면(없으면) - 한가로움(자유)이 가득해 짐을...

无爲堂別曲 序 - < 나무거울 세우기 >

눈앞에 버젓하고 현란한 세상 짙은 그림자도, 사람과 사람 사이 보이지 않는 두터운 벽도, 제대로 보고 들을 줄 모르던 청년 시절에 기이하게 연결된 인연의 끈을 따라가서 평생 잊지 못할 깊은 은혜를 덜커덕 입고는, 내내 선생의 큰 뜻 깨닫지 못하고 허겁지겁 살았더라! - 기어라, 모셔라, 함께 하라! 뒤늦게 다시 찾아 어설픈 뉘우침으로 더듬어 간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낮고도 따뜻한 생애, 그리고 한 줌 마음 빚이라도 갚으려 시작한 투박한 몸짓 나무와 온몸 섞어 노는 서각(새김판)으로 오래 묵은 선생의 글과 그림을 다시 새겨보는 나름의 소박한 빚 탕감질로 두 해가 기운다 아직도 서툰 손과 비우지 못한 마음새라 돌아서면 다시 굴러내릴 시지프스의 바위겠지만 이제 덜지 못하는 감사의 기표 하나 거울로 세운다! 선..

석우별곡 12 - <어느 시의원의 발언>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잘 들리지 않는 시간에 잘 모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주제 발언하는 강릉시 의회 어느 시의원이 있었다!! 평소에도 지역의 청소년 교육과 복지 문제에 발로 뛰며 애쓰는 소식을 듣곤 했는데.... 교육계에 몸 담았던, 몸 담고 있는 사람들도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태연하게 겪고만 있는 강원도교육연수원의 얘기를 으로 했단다! 고맙고....... 그리고, 부끄럽다! 뒤늦게 원고만 읽고 한숨만 쉬는 자화상이....

석우별곡 11 - <하늘이 내린 소리>

왜? 50 여명 오케스트라 다양한 악기가 그녀 한 사람만을 위해 정성들여 연주해야 하는지 왜? 아트센타 3층까지 가득 메운 청중들이 그녀 표정, 몸짓 하나에도 숨을 죽여야 하는지 왜? 입장 전 로비에선 별 표정없던 사람들이 빈 무대에 기립박수를 한참이나 보내야 하는지 왜? 그녀, 조수미의 목소리를 하늘이 내린 최고의 악기라 하는지 오늘에사 온몸으로 알았다! 그리고 큰 별을 더욱 빛나게 만들 줄 아는 밤하늘을 닮은 출연자들의 따뜻함도 기억해 둔다! ㅡ 멋진 남자, 테너 기타리스트 ㅡ 페데리코 파치오티 ㅡ 깊고 넓은 강물같은 연주 ㅡ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최영선 ㅡ 가슴을 베어내는, 이름모르는 해금 연주가 어쩌면 다시 오지못할 이 비오는 저녁 '조수미의 날'을 위하여...

석우별곡 10 - <기어코, 기억릴레이>

참으로 민망하게 지낸 하루가 부끄러워 0시를 지나며 올리는 기도 한 자락 끄적이고 나니 구재승 장학사 님께서 '세월호 기억 릴레이' 수행자로 지명을 했네요!기어코, 그 선명한 기억을 더 오래, 선명하게 하는 이 임무를 다하고 나서야 4.16.을 넘기나 봅니다. 를 이어갑니다.#세월호참사 1036일째 (2019.04.16.기준) #잊지않겠습니다 #별들과의약속 #기억 안전한 사회로 가기 위한 #기억릴레이 잊지 않았습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Remember20140416 그리고, 또 함께 기억을 이어갈 릴레이 수행자 6분을 추천, 부탁드립니다. 기꺼이 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 날다학교의 서배성 선생님, 정효진 선생님, 강원도교육연수원의 김수정, 김지승, 조연동, 조양희 연구사 님! 부탁해요~~

석우별곡 09 - <영시의 기도>

가슴의 왼쪽 언저리에 보이지 않는 납덩이 하나 껴안고 또 그런 하루를 간신히 꿰맸다 혼자 약속한 묵언을 할 수 없이 깨고 저녁 내내 청소년학교 얘기 이것 저것 나누면서도 끝내 납덩이 얘기는 꾹 누르고 지나갔는데... 자정이 다가오는 십 여분 전부터 막혔던 샘물의 어느 구석 누선이 터져버리는 소리를 듣는다! 4. 16. 기어코 말로 더 설명할 수 없는 축축함으로 몇 배 더 무거워진 납덩이 때문에 새까맣게 타 버리는 바다 속 산불을 본다 엷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잊혀지지도 못하는 노란색 기억의 펄럭임들을 위하여 제주 4.3공원의 염원을 빌어 오늘의 기도로 바친다! - 어둠에서 빛으로....

석우별곡 08 - <아버지의 깃발>

오래 전에 구해 두었던 영화 한 편을 묵혀둔 숙제하듯 오후 내내 보다.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 제2차 세계대전, 일본 요새 이오지마에 상륙한 미군해병 - 전투 중 의례적으로 꽂은 성조기에 조작된 영웅 이야기 - 살아서 열광하는 인간에게 죽은 자들의 침묵이 던지는 질문 - 이데올로기에 휩쓸린 영웅들의 쓸쓸한 말로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 클린트이스트우드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클린트이스트우드 음악..... 영화에 미친 무법자 배우 감독과 상상력의 귀재 감독이 함께 만든 실화 바탕 영화가 거대한 전쟁의 역사 뒤에 덮힌 진실과 양심을 드러내어 감동을 더하는데.... 글쎄다! 이 또한 영화라는 특별한 표현 방법을 통한 또 다른 무늬의 휴머니즘 포장이라면.... 골백번 속으며 포장을 ..

석우별곡 07 - <귀인의 선물>

민주적 학교문화와 학교혁신의 모든 것을 '지금 그 자리에서의 삶'으로 헤쳐나가는, 멀리 전라도의 지사중학교 교장 선생님 수 년째 강원도의 연수원과 학교를 멀다 않으시고 몇 번이고 기꺼이 달려와서 살아 있는 학교의 길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각별한 고마움과 존경하는 마음 자락으로 기껏 초당 두부전골 점심 한 끼 준비했는데,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선물 애써 가져 오셨다! 지난 밤 온갖 정성으로 꼭꼭 싸매고 전주에서 강릉까지 행여 액자 유리라도 깨질까 고이 보듬고 오신, 작품을 겁도 없이 받았더라... 실체의 너머를 담아내는 사진 솜씨는 평소 페북을 통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 가난한 방에 새로 걸리는 이 나무 풍경은 남은 내 계절이 더 이슥해지도록 겨운 바람에 빈 몸으로 함께 기울어가는 저 모습으로..

석우별곡 06 - <자정 넘긴 4.3 유감>

지난 1월 70년의 피맺힌 억울함들이 모두에게 인정받았을 때에도 몇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러한 희생들을 마구잡이로 몰아대는 소리 들림에도 내게 각인된 4.3의 짙은 그림자는 두 살배기 아기를 온몸으로 품은 채 영원히 웅크리고 우는 스물 다섯 살 어미 '비설'의 진회색 살 내음으로 흐린 하늘 아래 더 선명해진다, 이미 자정을 넘긴 4.3의 날 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