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如犀角 獨步行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
초기 불교의 경전 숫타니파타에서 유래한
이 말이, 혼탁한 세상 휘둘림에 지친 이들에게
마지막 응원처럼 쓰이게 된 것은 왜일까?
소설, 혹은 영화 제목으로 더 유명해진…
어쩌면 허접한 필부의 이슥한 세월 속에서도
습관처럼 끄집어내던 <如犀角>, 그 앞 구절에서
<사자, 바람, 연꽃>의 의미를 가늠해 보다가
문득, 발끝까지 저리도록 답답해지는 가슴
오늘의 저 찌뿌둥한 회색 하늘은,
걸리지 않던 바람까지 악착같이 옭아매는
끈적끈적한 광기의 <황금 그물>로
점점 더 촘촘하게 메워지고 있는 건 아닐까?
연일 무고한 생명을 휴지처럼 날려버리는
극악한 전쟁, 폭력, 돈, 권력, 과학, 이념, AI까지
도저히 끊어 치우거나 걷어낼 수 없는 올가미에
사지가 돌돌 묶인 채 버둥대는 헛날개짓…
암울한 색 하늘 무늬 참죽나무 결 골라서
<황금 그물> 갈피에 묻혀 보이지 않는 길 찾아
<무소의 뿔처럼> 유연하게 보듬고 지나가는
메아리 한 줄기나마 안간힘으로 새겨 둔다!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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