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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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의 나무놀이

나무놀이 43 - < 用心若鏡 – 미러링(mirroring) >

石羽 2026. 3. 16. 12:07

난생 처음 만나는 한 치 크기 미색 나무판
첫인상과 너무 다른 <백들미>와 근 보름 넘도록
헤집고, 튕겨내고, 투덜대며 밀어내다가 다시
얼레어 보듬고, 화해하며 애써 어울리는 동안

불쑥 불쑥 드러내던 백들미의 뒤틀린 속살에
그저 오래 묵은 아집의 칼질로 다가서다가
벌레 씹은 표정으로 슬그머니 물러나던 기억들,
그의 결에 비친 일그러진 얼굴은 너무 낯설었더라!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벽을 넘나들며
자라며 채우고, 버리며 헤아리고, 애써 간직하고
어쩌다 이렇게 내게 온 나무들은 이제
유리보다 선명한 <또 다른 거울>이 되었나 보다!

- 用心若鏡 용심약경
- 오는 대로 비추고, 가는 대로 보낸다!

기존의 모든 언어와 지식을 버리고
빈 방과 같은 마음으로 세상과 대면하라는
해체의 가르침, <虛心>에 다가서는 것은
그저 지극한 선인들의 얘기로만 남겨 두었다가

오늘, 애초의 말끔하고 화려했던 구상보다는
턱도 없이 많이 흔들리고 찌그러진 모습으로 남아
숨겨두었던 자화상처럼 은근히 나를 비추는 소품,
<用心若鏡>에서 그 은유의 꼬리를 다시 배운다!

미러링(mirroring)!
다가서는 사물(인간)을 고스란히 비추고 인정하고
자신과 타자 사이의 특별한 연속성을 잃지 않으며
피차의 결에 따라 <虛心>의 어울림을 배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