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잘 훈련된 병정처럼
정해진 시간에, 지정받은 장소에 출근해서
시건방지게도 내 이웃과 세상을 구한답시고
허약한 몸과 영혼을 치열하게 소진하던 하세월
문득 돌아보면 선명한 발자국 하나 없이, 그저
누런 먼지 안개만 자욱한 그 <길>이 끝나도록
누굴 위해, 무슨 일을, 얼마나 하며 살았던가?
오늘도 창밖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탐욕으로 번창한 몸짓, 높아지는 소리들
갈수록 참혹해지는 세상, 야위는 사람들…
내 부끄러운 깊이보다 더 쪼그라드는 가슴
울고 싶은 등을 때리는 시린 바람이 무서워
어두워지는 길 위에서 그래도 다시 묻는다!
- 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이런 백수의 끊이지 않는 질문에
원주의 한 사회적협동조합 대표가
얼음물 한 대야 퍼붓는 대답을 주었다
늦은 시간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쉼터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천막 밤새라면사업>을 몇 년째 해 온
[사회적협동조합 길터]가 드디어
작지만 아늑한 실내 공간을 마련했다고…
오래 말리고 잘 손질해 두었던 캄포나무
거침없이 흐르는 강렬한 줄무늬 사이에
길을 여는 자전거와 파랑새를 새겼다
- 길 위에서 나다움으로 소통하는
- Social Coop <길터>
부디, 안개 속에서도 어깨를 겯고
함께 길을 찾고, 길을 터 가는 사람들에게
소박한 위로의 두드림이라도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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