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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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의 마음드림

마음드림 28 - < 소박한 고마움 >

石羽 2024. 11. 17. 12:05

온 마음 쏟아 작업에 열중하다가, 삐끗
갈라지고 튿어지는 나무 결의 반란에
속수무책 칼과 망치를 내려놓는 때가 있다

언제나 바람이 들락거리는 베란다 구석에서
군말 없이 몇 년 묵어 돌처럼 굳은 느티나무,
잠시 잊었던 친구처럼 만만하게 건들었다가
한 달 씨름 끝에 너덜거리는 두 손 들었는데…

엷은 인연 믿고 찾아간 열혈 목공 둘 덕분에
정말 소중한 소품을 기사회생시킨 날, 촌부는
언제나 큰 실망과 포기라는 놈 등짝 뒤에는
기적이란 그림자가 찰싹 붙어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하늘같은 고마움에 겨워하면서도
기껏 생각해 낸 고마움의 손짓은, 참으로
가난하고 소박한, 오래된 습관적 작업 한 가지

- 立春大吉 / 建陽多慶

깔끔한 나무 골라 그저 정성으로 손질하고
마음만큼 세심한 칼끝으로 두드려
앞에는 봄 인사, 뒤에는 사계절 기도를 새겼다

소박한 고마움으로 밥 한 끼 나누고 온 저녁
현관 안쪽에 차분하게 매달았다고 애써 보내온
立春榜 사진이 새삼 따뜻해 보인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