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일흔이 다 되어 가도록 오랫동안
애써 구하고, 읽고, 쓰고, 간직해 온
삼 만여 권 冊들을 차마 보내거나 버릴 수 없어
결국, 평생의 모든 것을 털어
물소리 낭자한 춘천 툇골 골짜기에
<冊을 위한 거대한 집-冊庫>를 짓고 있는
풀꽃 세상의 소설가 친구가 있다
반년이 넘도록 무진 애를 쓴
그의 冊庫가 너무나도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완성된다는 소식에 겨워
각자장의 손길로 여섯 해 다듬어 治木한
붉은 속살 무늬 깊은 산오리나무 한 판 구하여
투박한 칼끝과 게으른 망치질로 한겨울 지냈더라!
죽어서도 손에서 冊을 놓지 못할 친구의
편안하고 헐렁한 초록색 툇골 냄새와
골짜기 하늘 사이 올올한 자태로 일어서는
그의 冊庫, 두툼한 문설주 어디쯤을 겨냥하고
백수의 소박한 정성을 응원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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