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점 하나라도 찍을 수 있을까?
주변의 따뜻하고도 과한 응원에 기대어 열었던
‘어느 백수의 되새김 나무놀이’가
어쩌면 한량없는 축복 속에 끝이 났다
‘무위당 별곡’과 대작 ‘금강경’ 하나만 남기고
제각기 색과 무늬를 품은 40점의 <나무새김>이,
무위당의 낮은 삶과 좁쌀 한 알 속 우주를 보듬고
오래 되새김하려는 새 주인을 만나러 갔다
이동용 손수레에 한 더미 쌓아올린 포장 작품을
받는 이름 하나 하나 확인하여 등기 택배로 부치고
괜스레 두 손 탈탈 털며 돌아나오던 우체국 현관,
그 퍼렇게 더 깊어진 하늘, 허공 속에서
계절을 넘어서는 햇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 또 다시 向我設位 !
가느다란 바늘, 기다란 화살, 시퍼런 비수처럼
온몸 구석의 세포마다 채곡채곡 박히던 알싸한 통증!
저절로 수그러지는 고개, 잔뜩 내려앉는 어깨
바람소리 흥건한 등 뒤에서 누군가가 웅얼거렸다
- 저 나무의 목숨 건너가 타자의 벽에 걸릴 때,
- 너는 다시 서야 할 너의 자리(位)에서
- 너에게 아직 남겨져 있는 일(設) 잃지 않도록
- 너를 향해 또 다른 <나무거울> 세워야 하리!
깊은 마음으로 얹어주신 따뜻한 후원의 손길은
참혹한 전쟁과 지진에 울고있는 아이들과,
낮은 곳에서 사람의 무늬를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작은 숟가락일지라도 힘주어 나누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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