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석우의 나무놀이

나무놀이 14 - <바오밥에게…>

石羽 2023. 2. 24. 06:43

- 어느 게으름뱅이가 살고 있는 행성을 하나 알고 있었어
- 그 게으름뱅이는 작은 나무 세 그루를 내려려뒀다가…

이 행성의 어린아이들 머릿속에 꼭 박히도록
예쁜 그림 하나 그려보라는 어린 왕자의 설명에 따라,

사막에서 고장난 비행기의 어벙한 조종사가
아주 급박한 심정으로 고무되어 정성껏 그렸다는
게으름뱅이의 별, 그 웅장한 바오밥 나무들!

- 어린아이들이여! 바오밥나무들을 조심해라!

오래전부터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위험에 둘러싸여 있었던 친구들을 위해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담아 그렸다고 하거늘…

아서라! 무딘 도끼질에 흠뻑 지친 오늘도
여전히 이 땅의 은밀한 곳에서 몸을 키우는
무시무시한 바오밥나무의 씨앗은 보이지 않고
장미나무처럼 보였던 새 줄기들은 하늘을 메운다

그들이 행성 전체를 차지하고 그 뿌리들로
이 행성에 구멍을 내버리는 파국의 날이 올 때까지도
나는, 매일 아침 제 몸단장에만 푹 파묻혀
제때 뽑아버려야 할 <규율>을 외면하며 투덜대는
치졸한 게으름뱅이 꼰대가 아닐까?

스산한 겨울비가 세상을 쟂빛으로 적시는 날
우중충한 허공을 뚫고 후두둑 쏟아지는
어린 왕자의 오래 묵은 하소연을 다시 듣는다!

- 그만해, 제발!
- 꽃도 멈춤의 힘으로 피는 거야…
- 지금은 멈추고, 사방을 둘러볼 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