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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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의 마음드림

마음드림 19 - < 인문학공동체 '풀무' >

石羽 2022. 4. 14. 23:15

한 사나흘 뜸하면 괜히 궁금하고 보고 싶은,

가슴 밑바닥까지 탈탈 털어도 서로 편안한,

백수 서넛이 어울려 여러가지 일하는 곳이 있다!

 

날이 갈수록 박제화되는 제도권 교육이 싫어서

이미 오래 전에 공립학교 국어 교사를 그만두고

다양한 인문학 공부에 자유분방하게 살아 온 주인장...

 

그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소박한 인문학연구소가

철학, 미술사, 한시, 서예, 도예 등 퍽 여러 강좌가 만들어져

세상과 삶의 뿌리를 찾는 어엿한 공동체가 되어 감에,

 

사람의 결(무늬)를 찾는 성찰과 연대를 돕는 의미로

우리 전통과 생활 속에서 잊혀져 가는 상징적 기구를 골라

공동체의 새 이름을 의논 끝에 <풀무>라고 지었더라!

 

ㅡ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거나 녹이기 위하여

ㅡ 화덕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기구

 

허나, 힘 있는 불바람을 일으키기도 전에

당연했던 우리의 일상을 일거에 정지시킨

바이러스 날벼락에 강좌의 쉬는 날이 길어지고...

 

어지럽고 비참한 재난의 시간 속에 자꾸 가라앉는

골수회원 서넛의 허접한 심사라도 추스리고

미구에 애써 찾을지도 모르는 방문객을 위해

 

가난한 기도라도 준비하는 겸허한 심정으로

벌레집 흔적이 선명한 물푸레 나무 골라

적당한 크기 문패 하나 새겨 문 앞에 걸었다!

 

부디, 이 얼음 계절 풀리거든

사람공부하는 대장간에 불바람 지피고

소통과 어울림으로 아름다운 날이 오기를...

                                             (202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