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달력을
익숙한 壁에 바꾸어 달며, 잠시
색깔도 없는 세월의 무게에 휘청하다
그예, 지난 한 해도 바락바락 허공에 매달려
고기 비늘처럼 낡은 통발 꿰매며 지냈는가
토끼 털 빼곡한 올가미를 두 손에 부여잡고 있었던가
의미도 흐릿한 탈색된 말(言) 조각 아껴 쌓았는가...
작은 은행나무 판대기 하나 또 다른 거울 삼아
석양 강가에서 너울 너울 헛춤추는 그림자따라
莊周의 혹독한 한탄을 작게, 작게 새겨보다
< 忘筌忘言 망전망언 >
-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전자소재이어, 득어이망전
-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제자소이재토, 득토이망제
-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언자소이재의, 득의이망언
- 吾安得夫忘言之人而與之言哉! 오안득부망언지인이여지언재!
( 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도구이니,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잊혀진다
올가미는 토끼를 잡기 위한 도구이니,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는 잊혀진다
말이란 의미를 잡기 위한 도구이니,
의미를 잡고 나면 말은 잊혀진다
아, 나는 어디서 저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나
그와 더불어 이야기할 수 있으리오! )
- 莊子句 <外物>
강바닥에 아직도 깔려 있는 끈질긴 유년의 그물도
온갖 사람들 허리에 애써 엮은 애증의 거미줄도
알량한 먹물로 튕겨낸 썩어질 언사들까지도
미안함과 부끄러움으로 애써 걷어야 하리,
저 해, 다 넘어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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