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다녀갔다는 12번 확진자의 얘기가
하루 내내, 밤이 이슥토록
괴담처럼 사방을 휩쓸고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어느 구석에서 작은 일의 솜털 씨앗 떨어지면
온갖 입들이 누구에게 질 새라
재빨리, 쉴새 없이, 과장해서, 험악하게 물어 나른다!
일의 전후와 실제가 모습을 드러낼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사방은 탄식과 분노,
그를 넘어서는 욕설과 삿대질로 채워지고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낭자한 상처들만 신음으로 남는다.
이 혼탁한 불신의 흑풍은 언제쯤 잦아들까?
먼 산에만 덮힌 눈이 언제쯤 이 동네에도 올까?
저 눈 녹으면 올해도 봄이 오기나 할까?
봄바람 불면 남은 눈 속에서도 매화가 필까?
아직은,
이따위 뒤틀린 심사로
봄을 기다려도 괜찮은 시대일까?
그저 머릿속이 허옇게 탈색되는 날
뿌연 미롱지 뒤에 고인 시간 속으로 기어들어가
여전히 풍기는 70년대식 매화 향기를 훔쳐 새긴다!
靑江 張壹淳의 春雪梅香 (눈 쌓인 봄의 매화 향기),
그리고 그 뒷면에
어디엔가 필 것 같은 매화 몇 송이 붙여 새겼다
기다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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