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누구의
화려한 압승인지, 참혹한 패배인지 모를 선거가
온갖 지저분한 흔적을 남기고 또 지나갔다
시민을, 국민을, 나라를, 민주주의를 위해
분골쇄신을 다짐하며 넙죽 엎드려 절하던,
길거리마다 펄럭이던 그 빛나는 이름, 이름들
수십 년을 아프고 허망하게 또 속으면서도
재삼 진솔한 기도의 마음으로 투표한 사람들에게
그 이름들이 돌려줄 수 있는 무언가 있기는 한 걸까?
어쩌면 필부의 지난 세월도 모두
그 허접스런 이름 하나 허공에 매달아보려고
꼴사납게 저리 버둥거린 게 아닐까?
- 猪怕肥
- 人帕出名 猪怕肥
(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고,
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무위당의 서화 중
심하게 거친 붓 흔적을 남긴
<저파비>를 산벚나무에 음평각으로 새겨 걸다
몇 달째 온 세계를 잠식하며
자연을 거슬러 온 오래된 정복자 인간의
초라한 오만을 난자하는 얼굴 없는 바이러스,
그 투명하게 끈적거리는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
두렵다!

'석우의 무위당 별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无爲堂別曲 26 - < 흔들리는 것들 > (0) | 2021.12.01 |
|---|---|
| 无爲堂別曲 25 - < 천당이 코앞에 > (0) | 2021.12.01 |
| 无爲堂別曲 23 - < 밥 한 그릇 > (0) | 2021.12.01 |
| 无爲堂別曲 22 - < 소박함의 경지 > (0) | 2021.12.01 |
| 无爲堂別曲 21 - < 빈 배가 되라! > (0) | 2021.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