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석우의 무위당 별곡

无爲堂別曲 23 - < 밥 한 그릇 >

石羽 2021. 12. 1. 17:47

"풀 한 포기 돌 하나, 나락 한 알도

땅과 하늘이 없으면, 우주 없이 될 수 있느냐 말이예요.

바로 그 나락 한 알이 하늘이다, 이거야!

나락 한 알에 우주가 함께 하신다고, 그러니 우리가 다

한울이 한울을 먹고 있는거란 말이지."

 

- 밥이 하늘이라!

 

수운 최제우와 해월 최시형의 동학사상에서

생명운동의 철학적 뿌리를 길렀다는

무위당의 강연록을 애써 뒤적거려 옮겨보고,

 

- 一碗之食 含天地人 일완지식 함천지인

(밥 한 릇에 우주가 담겨 있다.)

 

선생의 밥 철학을

조금은 깊은 칼질로 산벚에 새기다!

 

제발 참으라는데 악착같이 모여 기도하다 함께 병들고,

어느 나라에서는 휴지 다툼에 칼부림이 일고,

멈추지 못하는 저 탐욕의 기표들, 그 끝이 어디일꼬?

 

하루 한 끼 학교 급식이 제대로 먹는 밥이었는데

또 미루어지는 개학, 갈 수 없는 학교 때문에

오늘도 조심스레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부모 잃은 생활보호 대상 초등학생 얘기,

푹 수그린 고개와 웃지 못하는 얼굴의 깊은 그늘

그 안에서도 우주의 근원, 하늘은 길러지고 있을까?

 

무심한 수저질을 문득 멈추고

한참이나 밥그릇을 들여다보는 우울한 저녁

누구도 찾지 못하는 숨바꼭질이라도 하고 싶은

 

뭐,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