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석우의 무위당 별곡

无爲堂別曲 19 - < 청산에 살라하고 >

石羽 2021. 12. 1. 12:34

- 사람으로 태어나는 일이

- 눈먼 거북이 넓은 바다에서 나무토막을 만나는

- 맹구우목(盲龜遇木)처럼 어려운 일이므로…

 

몸과 입과 뜻을 항상 경계하는 수양을 돕기 위해 썼다는

'野雲' 스님의 '자경문' 10가지 경책은

엄격하다 못해 등허리가 뻑뻑해질 지경이다!

 

그 첫 번째 門,

- 부드러운 옷과 맛있는 음식은 결단코 받아 쓰지 말라.

 

이 엄격한 경계의 게송을, 无爲堂은

그저 풀잎 끝에 매달린 이슬이 툭 떨어지는 소리처럼

아주 무심한 모양의 글씨로 툭툭 가슴에 던져놓고,

 

'결단코'의 여부를 하늘의 힘으로 지키려는지

앙가슴 팔짱을 낀 모습의 완고한 난초 이파리와

단 한 줄기 꽃대 끝에서 부릅뜨고 지켜보는 꽃눈을 그렸다!

 

- 菜根木果慰飢腸 (풀뿌리와 나무 열매로 주린 창자 달래고)

- 松落艸衣遮色身 (송락과 풀옷으로 몸을 가렸네)

- 野鶴靑雲爲伴侶 (들녘의 학과 푸른 구름 반려삼아)

- 高岑幽谷度殘年 (높은 봉우리 깊은 계곡에서 남은 해를 보내리라~)

 

세상 거친 바람을 속살 무늬로 품었다가

눈먼 필부에게 인연으로 다가온 산벚나무에

묵직한 칼질로 오롯하게 새기고 먹을 얹었더니

 

흘러내리는 갈색 물줄기 배경 위로

나비 품은 가슴, 다소곳 꺾은 목, 고요한 눈빛으로

저무는 늦가을 저녁의 지친 백수를 건너다 본다!

 

청빈낙도 품어 안은 야운의 게송을 새기던 내내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행복하게 살았다던,

필부의 생전엔 감히 가보지도 못한

 

'지상의 커다란 수정 - 월든 호수' 와 숲을

추억이나 되는 풍경처럼 선명하게

눅눅한 허공에 그렸던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