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휘 두어 바퀴 비틀면
잔뜩 밴 땀이 주루룩 흐를 것 같은 더위가
점점 감각을 잃어가는 마스크를 적시더니
사나운 비 폭탄에 몰아치는 바람까지,
창문틀 아래로 샘물처럼 빗물이 솟아나는
장마의 무서운 얼굴도 여지없이 보이더라!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꼬리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 잃어버린 일상의 무게를, 이제사
어김없이 지나가고 있는 계절에 저울질한다
- 하나의 풀이었으면 좋겠네
- 차라리 밟아도 좋고, 짓밟아도 소리 없어
- 그 속에 그 속에 어쩌면 그렇게
좁쌀 한 알에서
밥 한 그릇에서
천지인, 우주를 찾아내던 그이가
밟아도 소리 없는 풀이었으면 좋겠단다!
경포 습지가 잊혀졌던 호수가 되고
낮은 동네가 어김없이 또 물에 잠기던 밤
내내 풀 한 포기의 가르침을 새겼다
하얀 속살을 힘겹게 드러내더니
자신의 결에 검은 먹의 조심스런 범접을
유난히도 꺼리며 오래 밀어내던
그대
'물푸레나무'여!
어쩌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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