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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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의 무위당 별곡

无爲堂別曲 10 - < 소리 없는 풀 >

石羽 2021. 12. 1. 12:18

허리를 휘 두어 바퀴 비틀면

잔뜩 밴 땀이 주루룩 흐를 것 같은 더위가

점점 감각을 잃어가는 마스크를 적시더니

 

사나운 비 폭탄에 몰아치는 바람까지,

창문틀 아래로 샘물처럼 빗물이 솟아나는

장마의 무서운 얼굴도 여지없이 보이더라!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꼬리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 잃어버린 일상의 무게를, 이제사

어김없이 지나가고 있는 계절에 저울질한다

 

- 하나의 풀이었으면 좋겠네

- 차라리 밟아도 좋고, 짓밟아도 소리 없어

- 그 속에 그 속에 어쩌면 그렇게

 

좁쌀 한 알에서

밥 한 그릇에서

천지인, 우주를 찾아내던 그이가

밟아도 소리 없는 풀이었으면 좋겠단다!

 

경포 습지가 잊혀졌던 호수가 되고

낮은 동네가 어김없이 또 물에 잠기던 밤

내내 풀 한 포기의 가르침을 새겼다

 

하얀 속살을 힘겹게 드러내더니

자신의 결에 검은 먹의 조심스런 범접을

유난히도 꺼리며 오래 밀어내던

 

그대

'물푸레나무'여!

어쩌면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