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석우의 무위당 별곡

无爲堂別曲 3 - < 마음으로 일어나니 >

石羽 2021. 12. 1. 10:44

 한껏 부드러운 붓끝으로 허공중에 쳐낸

바람섞인 蘭의 이파리가 계절의 끝에서 몸을 떨고

도드라진 눈빛 꽃 몇 송이는 세상을 간지른다

 

일껏 화선지에 일필휘지로 그리고 쓴 것을

딱딱한 나무에, 날카로운 칼끝으로

또닥거리며 다시 새기는 건 또 무슨 짓일꼬?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치대는

군상의 소리들이 바이러스보다 싫어

호젓한 구석에서 안으로 안으로 잦아들어

 

절단된 나이테의 무늬 속에 숨어있는

나무의 숨결을 조심조심 더듬어내 본다

붓끝의 의미를 더한 칼의 물결로

 

'경봉스님'의 선시 <物物逢時>에

낙락한 바람을 안고 세상과 어울리는

난향을 더해 戱墨으로 그려낸

무위당의 서화를 빈 마음으로 새기다!

 

- 物物逢時名得香 和風到處盡春陽

물물봉시명득향 화풍도처진춘양

- 人生苦樂從心起 正眼照來萬事康

인생고락종심기 정안조래만사강

 

( 물건마다 만날 때에 향기로운 이름 얻으니

화풍이 이르는 곳마다 모두 봄볕이로다

인생의 고와 낙이 마음으로 일어나니

바른 눈으로 비추면 만사가 편안하다 )

ㅡ [수심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