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오른쪽 눈 가에서 가운데까지
아주 쬐끄만 개구리 혹은 날파리를 닮은 까만 형상이
눈을 깜박일 때마다 톡! 튀어 들어 온다
그래도 잘해준다고 추천받은 곳
유능한 의사가 셋 씩이나 있다는
안과에 갔다
대기실 구석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은
삼 십여 명의 키 낮은 환자들,
그들 대부분은 육십대 이상의 노인이었더라!
여러 명의 간호사가 각기 큰 소리로
거의 숨쉴 틈없이 같은 이름을 여러번 불러대는데,
호명된 환자는 산만한 수밀도 공간을 느릿느릿 이동
평생 뼈가 휘도록 일해 번 돈 일부를 챙겨들고
병들어 잘 보이지 않게 눈으로 더듬어
일종의 시각생명 연장 공장에 무더기로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더 멀리, 더 선명하게
세상 구석을 챙겨보려는 필사적 노력으로
저리도 함부로 취급당하는 대접도 견디고 있는건지...
모두가 고개숙이고 잘 쳐다보지 못하는
대기실 벽 가득히
제 기능 못하는 눈을 대신해준다는 렌즈 광고
티 없이 매끈한 여자 아이가
세상의 남은 행복은 혼자 차지하고
느릿한 노인들에게 선심쓰듯 나누어줄 것처럼
투명하게 웃고 있다!
안과는
노인들의 흐린 눈빛들이 느릿느릿 건너는
스산하고 위험한 건널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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