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줍잖은 섬 넋두리 몇 가닥 올렸더니
점잖은 구경꾼 한 분이 슬그머니
퍼질러 앉은 옆구리를 깊숙하게 찔렀다
ㅡ 혹 제주에 정착했냐고....
가늘고도 은근한 비수 한 자루에
태연자약했던 온몸의 맥은 다 풀리고
사방의 낯섬이 어둠처럼 성큼 다가서던...
공포
그 며칠 너무도 온전한 익명의 동네에서
작은 화산, 오름 올라 사방 보이는 바람에 흔들리고
원시 냄새 축축한 곶자왈 숲 속에서 겨워하다가
달빛 가득하고도 그림자 한 자락 없는
연못 바닥의 노골적인 선명함에
화들짝 놀라 겁에 질린 돌 하나 던진 형국이라!
어설픈 나그네 흉내 접고
오래 묵은 익숙함으로 더 공허한
노래곡으로 미적거리며 철수한지도 며칠
알량한 머릿속이 아니라
온몸으로 스며들고, 혹은 새겨졌던
먹거리들을 일람해 둔다
ㅡ 은갈치, 성게비빔밥, 자리물회, 꼬막, 돌문어비빔밥,
ㅡ 해녀도시락, 목동도시락, 차롱도시락,
ㅡ 보말 칼국수 , 鄭式湯飯, 만두전골, 들깨옹심이,
ㅡ 커피집 명월국민학교, 델몬도, 엔트라사이트
그리고...
'살어리 살어리랏다... > 노래곡 별곡(2018. 9)'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노래곡 별곡 30 - <어린왕자의 현주소> (0) | 2018.11.19 |
|---|---|
| 노래곡 별곡 29 - <차롱 도시락의 기억> (0) | 2018.10.29 |
| 노래곡 별곡 27 - <허락된 동거> (0) | 2018.10.18 |
| 노래곡 별곡 26 - <먼 외출> (0) | 2018.10.18 |
| 노래곡 별곡 25 - <鄭式湯飯> (0) | 2018.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