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살어리 살어리랏다.../노래곡 별곡(2018. 9)

노래곡 별곡 26 - <먼 외출>

石羽 2018. 10. 18. 22:48


어제 아침 해가 뜨기 전
올망졸망 구멍숭숭 낮은 돌담 골목을
느릿한 걸음으로 한 바퀴 돌다가


그를 만났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 때문에
세상보다 소중한 집을 잃었을까?
아니, 어쩌면 그에게 집이란 단지
버릴 수 밖에 없는 타자의 등짐이었던 건 아닐까?


도대체 이 길 떠난 지 얼마나 되었을까,
견고한 하얀 색 시멘트 길바닥에
비틀비틀 더 하얀 진액 자욱을 남기며


처절하게 매끈한 긴 등을 드러낸
갈색 민달팽이 한 마리
꾸물꾸물 머언 길 떠나고 있었다


하릴없는 일상의 그림자 접은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전
혹시나, 달려간 겁먹은 눈길 저 편


그 좁은 길 하나 건너지 못한
그의 반 토막 몸뚱이 잔해가 떠 오르고
아이고야! 해는 솟아오는데
가슴은 깜깜하게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