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하고 따뜻한 침대에서
쉬이 지나가기만을 보태는 걱정처럼 되뇌이며
통증 없는 남의 잠을 빌어 밤을 보내는 동안
이 섬 어디에는 600mm의 장대비가 퍼붓고
날아가고, 부서지고, 침수되고, 대피하고...
잠들지 못하는 아픔들이 덜거덕거렸단다!
아침 창 밖에는 아직 휘윰한 바람이 들썩이는데
어허! 대문 옆에서 조롱조롱 빨간 열매 자랑하던
키 큰 나무 한 그루가 마당에 드러 누웠다
뒷마당 데크 까지 깨알같이 떨어진 대추,
돌아보는 어느 순간 육중하게 땅에 떨어진 하귤,
어둠 속에 무게 잃고 낙하한 분홍 꽃송이들...
그 어둠, 그 바람, 그 빗 속으로
견디는 그들 위해 감히 한 발짝 나서지도 못하면서
단절된 유리창에 뿌연 입김 불어가며
아프리카 어느 고원 지친 농부에게서 자라고
바다 건너 멀리 와 볶이고 가루져 내게 온
짙은 향 꺼피 한 잔, 별 고마움도 없이 홀짝이는,
지구라는 동네의 주인인 양
거대 자연에게 정복자의 모습을 한 뻔뻔한 무리
그 틈새, 어깨너머 언저리에 숨어 앉은 필부여
그대도, 분명
분노하는 태풍의 계절을 사는
'사람'이라는 동물이 맞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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