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탁상 달력을 세우고 표식 몇 개 달다가
새삼 지난 해 숙제처럼 구해 놓고
채 읽지 못하고 지나간 수두룩한 책을 헤아려 본다
홍진보다 허접스런 일상을 핑계로,
혹은, 삼 십분을 넘기지 못하는 시력을 탓하며
허술한 한숨 뒤로 밀려나 쌓인 저들을 어이하랴!
매양 허물어지는 자존의 염려 곁에 찾아낸
신영복 선생의 독특한 避書의 辨으로
못난 주체를 다독거려 보기는 한다만...
ㅡ 대개의 책은 실천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ㅡ 너무나 흰 손에 의하여 집필된 경험의 간접기록
ㅡ 집필자 개인의 관심이나 이해관계 속으로 도피해
ㅡ 버리거나, 전문분야라는 이름 아래 枝葉末端을
ㅡ 번다하게 과장하여 근본을 흐려놓기 일쑤
ㅡ 지식은 책 속이나 서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ㅡ 정리된 경험과 실천 속에, 그것과의 통일 속에
ㅡ 존재하는 것이라 믿음
ㅡ 우리는 어느 곳에 몸을 두고 있든 배움의 재료가
ㅡ 부족하다고 느끼는 일은 없으리라...
으째, 얘기가 임제선사의 가르침에 연결되니
게으르고 속절없는 허술함에 대한 따끔한 자성이
길고 가느다란 침이 되어 가슴 깊숙히 박힌다!
또 다시
이 겨울나기 숙제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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