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또 계절이 넘어서는 소리에
식구들의 의견 들어 詩를 바꾸었다
신영복 선생의 '가슴'과 '생각'의 얘기,
詩를 고르며 왠지 자꾸 뭉클거리는 느낌
드러나지 않는 반죽으로 뒤섞인 무언가가...
뒷 목줄을 끈적하게 타고 내리던 그것이,
이 나이 먹으면서도 아직 머리로만 생각하는
두족류의 박제된 내 부끄러움이라는 걸
공중 다리 난간에 선생의 작품을
저렇게 휘황하게 깃발처럼 걸어놓고 나서야
등짝까지 꿰뚫는 얼음 송곳 통증으로 알았더라!
이 추위 바깥 잠에 가슴떠는 이들을 생각하며,
속절없이 불 속에서 죽어간 이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차디찬 바다 밑에서 잊혀져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 못난 삶의 버팀목으로 삭은 많은 이들을 생각하며,
내 얄싸한 안위와 편안함의 밖에서 계속되는
허다해서 더 억울하고 분한 사회적 죽음에 대하여
그대,
누군가를 세상에 세우는 썪은 말뚝이라도 되려는고?
이 겨울 내내 스스로 벗은 몸으로
작고 부끄러운 그 두 손 '가슴'에 대고
가난한 따스함으로라도 한껏
'생각'이라는 걸 애써 해 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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