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일에 걸친 서울행,
음울하게 번져나오는 몸의 말을 듣고자
온 몸, 온 마음이 귀가 되어 서걱이던 시간들
내 삶의 정체와 오늘 서 있는 현주소를
공허한 남의 소리로 전해 듣고도, 나는
긴 마취에서 깨어난 침상처럼 세상이 낯설고나!
그래도 전설처럼 어두워지는 사천 바다를 배경으로
젊은 음악가 네 명이 한 세월의 가이없는 무게를
새파랗게 건장한 그네들의 악기로 무게질 한다!
일찌기 그 천상의 음을 찾아 떠났던 탓일까,
티없이 젊은 일본 피아니스트 둘과 바이올리스트,
그리고 베이스 클라리넷만큼이나 잘생긴 한국 청년,
분명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시간 속에 함께 있거늘,
아서라! 너의 몸 어디에도 저리 고급진 영혼의 소리,
풀잎 끝 이슬 흔들림은 자라나지 않았느니라!
또 그렇게 다가간 절벽에서 다시 모퉁이를 돌고,
허옇게 탈색되어 무게없이 흩날리는 머리카락에
아직 다 씻어내리지 못해 질척하고 따스한 물기
눈물겹고나!
시린 가슴 긁어내는 베이스 클라리넷의 중저음
상념의 정수리를 깨고 떠나는 피아노 하얀 울림
파도 입술에 확고하게 그어버린 바이올린 선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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