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익숙했던 의자를 일어섰던
팔월, 그 날의 오후 다섯 시 부터.... 벌써
한가위 보름달이 지나도록 ...
퍽 여러 날이 기울었구나!
꽤나 여러 번
이제부터 살고 싶은 동네를 찾아보다가
남들처럼 선뜻 새 집 찾아 가지도 못하고
이저 저도 시원치 않아, 결국
스물 여섯 해를 살다 잠시 떠났던 남산 뒷 쪽 동네,
구태의연한 아파트로 다시 돌아오고 말았구나!
시건방지게 세상을 한 눈에 품는 환상,
수평선을 넘어서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돌아서서 엉덩이 내리는 곳이, 기껏 또 여기랴......
색깔 달라지는 느린 삶의 또 다른 의미를
어찌 남의 손으로 만들어 놓은 새 집에서 찾을까?
어차피 내 손으로 작은 초막 하나 지어 살지 못하고
구차한 삶을 접게 될, 주변머리 없는 주제라면,
그나마 손때 묻힌 헌 집의 익숙함이 낫지 않으리!
그래, 여기는 내곡동,
그 옛날 효성이 남달리 지극한 며느리 심 씨가
나이 많은 시어머니께 젖을 짜 봉양했다는....
- 중국의 노래자(老萊子)와 같이
-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 하여
- 노래자의 이름을 따 <노래곡>이라 했단다....
어리둥절한 게으름 끝에
다시 버릇처럼 되살아 나오는
서툰 <別曲>을 시작해 본다
겹겹이 어깨 대고 지은 아파트 촌
낡아서 더 낮아진 담장을
익어가는 계절의 손끝이 천연덕스레
우는 소리도 없이 기어 넘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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