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과 기억의 심연을 그려내는,
카프카와 프루스트의 정신적 계승자라는
영국의 노벨 문학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그의 소설로 만든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가장 영국적인, 미국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와
극도의 절제된 연기로 빨아들이는 안소니 홉킨스가
울화가 치밀도록 차분하게 억압된 영국인의 내면을
지리하고 정교하게 온박음질로 꿰맨다!
그 날의, 오늘의, 일상적인 매일의
혹은 가지각색 다른 색깔, 모양새로 꿰매지는
우리 지난한 삶의 <남아있는> 나날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격심한 시공의 변화를 기이한 태도로 비껴가며
세월의 절벽에서 몇 번이고 추락하면서도
파도와 눈물에 휩싸이는 주변을 비웃듯이
언제고 집사장의 자리로 고착될 줄 아는...
안소니 홉킨스의 천연덕스런 눈빛, 몸짓이
써늘하게 기울어져 가는 사천 바다 달빛보다 더
소름끼치는 전율과 이유모를 분노로 떨린다!
긴 휴일의 끄트머리
사천 페르마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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