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 솔 숲 입구에는 오래 전부터
연수원 식구 모두가 함께 가야 할 나침반으로 세운
잘 생긴 돌 비석 ㅡ< 만남. 배움. 보람>이 있다
게으른 천성에도 가끔 그리워지는 솔밭 가다가
문득 가슴이 달까닥 내려앉는 소리를 듣는다,
큰 비석 아랫 모퉁이에 누군가가 있다!
애쓰고 열어 젖히는 '만남'이 그래도 의미 있었던가,
무섭도록 견고한 그 돌 틈에 씨앗이라도 내렸음은!
낯선 부딪침, 새로 얻는 '배움'이 무섭고 힘겨웠던가,
못내 씩씩하지 못하고 갈색 이파리 떨어짐은!
그래도 어울림이 남기는 '보람'의 냄새는 붙잡았는가,
작은 줄기 끝에서 초록으로 소리지르고 있음은!
열사의 삼복 건너고, 모진 비바람 여의고
계절의 끝에서 다시 가을의 입김을 기다리는
만배보 돌비석 그늘 틈서리 작은 친구 덕분에
오래 묵은 바다 솔바람이
오늘에사
그윽하기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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