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째 정리를 포기한
남의 것 처럼 낯설은 책꽂이 앞에
무심코 앉았다가 그만
한나절이 넘도록
이제는 표지의 색깔이 바래가는
지인의 시집을 읽고 말았더라!
'바람이 접시에 닿고 있을 때 '
'그리운 풀들'
'언젠가는 저 산의 문을 열고'
50대에 스스로 욕망의 가지를 치고
묻어 둔 고향 정선의 <집>으로 들어간
시인의 깊고 섬세한 고뇌와 마음 행보를...
이제사,
새삼스런 감탄과 경이로움으로,
이제는,
그 황소걸음의 뒷꿈치도 찾아가지 못할
아득하고도 가슴 아린 절망으로 헤아리다가
그의 시어 숲에서 한나절을 헤매고도
한 점 뒤따라오는 내 그림자가 없어서
이름을 잃은 개 처럼 서러운 날이다!
무위당의 난초 사진 한 점 찾아서
허망하게 비어있는
내 영혼의 방 북쪽 벽에 걸어본다,
'無名有閑 - 이름이 없으니 한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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