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충청도까지
비밀 임무를 띤 결사대처럼 가서
새벽 안개 속 움추린 어깨 너머로...
박스 하나라도 잘못 셀까 노심초사...
비상등 깜박이는 경찰차 앞세우고
탑차 조수석에서 몇 시간 뒤척거리며
보물 나르는 호위무사 눈빛으로
허여허여 달려와 철통같이 보관하고
신새벽 잔뜩 긴장한 각 학교 담당자들,
작은 탑차 여섯 대에 다시 실어 보낸 뒤
상황실 전화통에 눈을 박고 지키는 지금,
2교시 준비 시간이 농밀하게 지나간다.
이 추운 날, 하루의 생각과 손짓에
어쩌면 평생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아이들,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라면서
언제까지, 꼭 이래야만 하는걸까?
나흘 째 덜어내지 못하고 쌓이는 피로,
천 근 무게로 내려오는 눈꺼풀 조차
젊은 친구들의 중요한 순간에 죄될까 싶어
내 숨 소리에 놀라 화들짝 고개를 든다!
이런 어른으로 살아 있음까지
괜히 더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는 날,
대관령을 흘러내리는 겨울 칼바람은
무심하게 볼을 에이고 지나갈 뿐
아무런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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