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움에 소리를 삼키며 울어야 할지,
반가움에 활짝 웃어야만 할지,
빈 자리, 든 자리의 묘한 입학식으로 학교는 시작되고...
학교의 역사가 74년이나 되는 뿌리 깊은 본교에는 아쉽게도 올해 1학년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 대신,
역둔분교장에 이렇게 해맑은 꼬맹이 둘이 새로 들어온다. 한결이 동생 김한음과 동완이 동생 김동희...
함께 오신 어머님께 작은 꽃 화분을 드리며, "이제부터는 스스로 누군가를 책임지고 보살피는 마음을
학교와 함께 길러 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리고, 지난 2월에 수료하고 다시 병설유치원에 재취원하는 다섯 꼬맹이... 지네들이 왜 앞에 나와 섰
는지도 잘 모르고, 선물에만 초롱초롱한 눈매를 보며 다시금 본교에 입학생이 없음을 아쉬워하다.
허나, 그런 게 무에 그리 서운한 것이랴? 하루가 다르게 자라면서 무궁무진한 무지개를 그려 낼 이런 눈
동자가 하장에서 크고 있는 한...
남들이 떠나는 산골 학교로 일부러 찾아와 준 이런 친구들(4학년 장현비, 5학년 홍준의 전입생)이 늘어
나는 한... 아이들을 향하는 우리의 손짓은 하루도 멈출 수 없는 것을...
낯섬 혹은 익숙함으로 다시 만나서 함께 새로움을 만들어 가게 될, 두근두근한 담임 발표와 학교 곳곳
에서 아이들의 활동을 도와주실 무지개 교육가족의 자세한 소개가 끝나자
왠걸!!! 시키지도 않은 우레와 같은 박수가 한참 터져나와 약간은 서운하던 입학식의 빈 가슴을 금세
뻑뻑하게 채워 주었다.
제각기 흩어져 간 교실의 분위기를 잠깐 훔쳐보니... 어른들보다 더 먼저, 더 크게, 더 깊게 웃을 줄 아
는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들이 모든 대답을 대신한다.
학생 수만으로 학교의 존폐 가치를 따지는 시대,
이 산골의 섬, 작은 학교는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할까?
누구에게도 기대할 수 없는 '희망'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희망이 되어 꼿꼿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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