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십 수년 음악을 전공한 대학원생들의 세미나도 아니고...
그의 첫날, 첫 수업은
이런 엄청난 화두의 질문으로 시작된다.
드디어 6학년 안보드미를 선두로 작은 친구들의 입장이 시작되고.... 아이들을 맞아 들이며 한 사람 한
사람 빠짐없이 손을 잡고 맑은 웃음으로 말을 건네는 그의 모습은, 10년 전과 조금도 변한 게 없다!
별로 잘 생기지 못한 작은 학교 교장 쌤의 '수업 열기 겸 강사 소개'가 있고,
너무도 진지한 그의 희한한 음악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 세 시간, 듣기와 만지기와 연주하며 놀기를
해 볼거라고....
제일 먼저 <말하는 북(Talking Drum)>을 소개하며 '음을 이용한 소통'을 이해시키는데, 영광스럽게도
민규가 당첨되었다. 얼굴도 북의 가죽과 같다고... 이리 찌글, 저리 쭈글...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데
잠시 쭈삣거리던 민규가 예민 아저씨와 두 개의 드럼으로 대화를 열어가는 퍼포먼스에 아주 제대로 신
이 났다.
거대 선인장의 껍질을 뒤집어 만들었다는 <레인 스틱>의 소리를 고요하게 들어보고,
보연이가 찬조 출연해서 소형 <레인 스틱>을 분해하여 그 소리의 구조까지 보여 주는 단계에 이르자
벌써 아이들의 눈과 귀와 영혼은 숨소리까지 죽인 채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등이 험하게 생긴 두꺼비 악기가 만들어 내는 맑은 울음 소리에 놀라고
히말라야의 사원에서 사용하는 <팅샤>의 끝이 없는 울림은 가느다란 눈길 속으로 아련하게 퍼져 갔다.
놋쇠로 만든 이상한 모양의 방울 악기의 또 다른 소리...
빨래판 모양으로 생겨서, 이리 저리 뒤집으면 비를 부르는 소리가 나오는 저건 무엇일꼬?
거대한 물소의 뿔을 어떻게 뽑았을까? 소리 또한 우렁차다!
이런!! 혼자서는 잘 들어 올리지도 못할 기다란 쇠나팔은 그 소리 또한 묵직하게 내려 앉는데,
이번엔 아예 1학년 기백이가 나팔의 앞 부분을 어깨에 메고 앞장을 서서 뒤에서 힘있게 불어대는 소리
와 함께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이미 방 안은 호기심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으니...
파도가 치다가 "우르르 꽝!!" 하늘이 무너지는 천둥 소리에
서로 껴안고 자지러지게 웃어대며 공포를 내색하지 않으려는 요 작은 표정들을 어찌 탓하랴!
그리고도 또 다른 이쁜 북의 소리 듣기
작고 두텁게 생긴 탬버린(?) 닮은 악기의 소리.... 도대체 누가 저런 악기들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까?
장남감처럼 작고 잘 생긴 기타 모양의 줄 악기의 소리는 사뭇 황홀할 정도로 맑고 동그랗게 들렸는데,
왠 걸.... 염소의 발톱으로 만들었다는 흔드는 악기 <챡챠스>를 만지면서 흔들어 본 친구들은 손에 남
은 지독한 냄새 때문에 오래 진저리쳤더라!!
Listen!!!
사람의 두 귀로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미묘하고 다양한 소리,
자연으로부터 만들어 온 생명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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