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푼어치도 되지 않는 서각 초보 주제에
겸손 차분한 시인의 방 문패를 되레 안타까워하며
자그만 은행나무에 '마왕퇴금체'로 진지하게(?) 새겨
주춤거리는 마음으로 그에게 건네러 갔더라!
문패를 받아들고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며
연신 분에 넘치는 감사를 던지던 키다리 詩人이
잠시 보이지 않다가 들고 들어온 묵직한 보따리에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도록 기가 막히는 선물이 나왔으니...
詩人이 애지중지하며 보듬어 보살피던
새까만 '돌사람' 수석 하나가
큼직하고 묵직한 자태로 좌대에 점잖게 앉아
바다보다 깊은 사유에 잠겨있는 게 아닌가?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다던 속담이
시퍼렇게 살아서 내게 그물을 던지는,
강태공 곧은 낚시에 월척 고기라도 퍼덕거리는,
놀라웁고, 계면쩍고, 고맙고도 미안한 답례품을 받아 와
저녁 내내 닦아주고 쓰다듬고 돌리며
기이한 인연으로 내게 도착한 '귀하신 돌'을 바라본다
대체 함께 살게 된 초로의 낯선 백수를 보며
이 돌, <생각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실꼬?
石羽齊
누옥 문패 속의 돌(石)과 내 이름의 돌(石),
그리고 새로 들어 온 돌(石)이 슬그머니 어우러져
어설프게 비어있던 房을 무겁게 채운다...
- 부디, <돌>만큼만 하여라!
(2020. 03.)


'석우의 마음드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음드림 07 - < 빈 마음 > (0) | 2022.04.14 |
|---|---|
| 마음드림 06 - <설내마을 인디언 오두막> (0) | 2022.04.14 |
| 마음드림 04 - <참사람/自由人> (0) | 2022.04.14 |
| 마음드림 03 - <照顧脚下> (0) | 2022.04.14 |
| 마음드림 02 - <빈 배를 위하여> (0) | 2022.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