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석우의 무위당 별곡

无爲堂別曲 13 - < 북망산 아래에선 >

石羽 2021. 12. 1. 12:21

그저 귀동냥으로 얻어듣던 鏡虛 대사 얘기를

그나마 흐릿하게 더듬어보게 된 곳은

최인호의 장편소설 '길 없는 길' 이었다

 

감히 흉내 내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奇行으로

삶의 고락과 깨달음의 경지를 관통했다는

고승의 지워진 그림자만 낚시질하다가

 

무위당 서화집 깊은 페이지에서

인간의 허울좋은 껩데기를 훌러덩 벗고 춤추는

인물란 한 그루와 흔들리는 글씨로 경허를 다시 만났다

 

꼭, 좋은 나무 만나 새기고 싶던 이 서화를

각자장 소제 선생이 세월두고 治木하신

은사시 한 판 얻어 조심스레 새겼더라!

 

굵고 깊숙한 칼 그림자에 잠기는

검은 먹물의 후연한 망나니 춤사위에

북망산 바람결에 취한 꽃 한 송이 너울거린다

 

- 誰是孰非 夢中之事 수시숙비 몽중지사

- 北邙山下 誰爾誰我 북망산하 수이수아 [鏡虛 頌]

( 누가 옳으며 누가 잘못인가 꿈속 일이다

북망산 아래서 누가 너이며 누가 나인가 )

 

빼먹었다가 살짝 끼워 써넣은 듯한

쬐끄마한 '之' 字가 오히려 더 살갑다

산맥의 허리를 싸고도는 비안개만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