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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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데리고.../나고야名古屋(1809)

名古屋 별곡 01 - 근거없는 외출 <밀려가는 시간>

石羽 2018. 9. 16. 11:04


거북스런 부끄럼이 못내 싫어
안녕조차 제대로 못하고 떠난,
텅 빈 그림자 뒤로...
갑자기 채워지던 무늬없는 며칠


가장 늦은 퇴직 지각생을 기다리던
몇 몇 친구들의 일방적인 약속이
그예, 늦잠 자락조차 용서되지 않는
뜬금없는 외출로 이어졌다


어쩌면 비겁하게도
급속히 다가서는 빈 시간을 뭉개 줄
그 따위 핑계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
은근히 애가 타도록...


급히 꾸린 허술한 보따리 메고
서둘러 따라나선 외출
신새벽 리무진, 훌쩍 날아오른 비행기
잠시 바다 건너 일본의 중부 아이치 현


온통 태풍으로 몸살앓는 이웃 나라
다행히도 피해가 거의 없다는 도시,
나고야! 名古屋
잊고 살았던 낯섬이 근거없는 외출을 대변한다!


1612년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역사의 디딤돌로 쌓아 올린 나고야 城,
하늘을 찌르는 천수각의 날카로운 지붕 끝
수 백년 물 머금은 금빛 잉어가 몸을 뒤챈다!


허전하고 불성실한 더위로 가득한
대장군의 어전 내실을 돌아보다가
문득
뼛 속을 훑고 빠져나가는
색깔없는 공포의 꼬리를 보았다.


인간이 무심히 던져준 과자 부스러기에
온몸을 퍼덕이며 겅중거리는
몇 마리 허약해뵈는 까마귀의 모습에
결코 다름 아니었더라!


그렇게 무작정
어지러운 지구에서, 나는
서둘러 내려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