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버마 왕조의 역사 틈서리에서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았다는 비운의 파고다
담마양지는 억수같은 소나기로 접어야만 했고,
무려 2,500여 크고 작은 파고다를
사방으로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쉐산도 파고다에 비를 뚫고 도착하기는 했는데...
흩뿌리는 스콜의 찌꺼기를 원망처럼 쳐다보다가
줄럭 젖은 채 깔깔대곤 하던 유년의 고집인가,
비를 조금 맞더라도 가파른 사탑 계단 오르기로...
4층 빌딩 높이 200여 개의 미끌거리는 계단을
우산 들고 혹은 비옷 입고, 손잡이 잡고 오르는 게
어디 유년의 조약돌처럼 가볍기만 하였겠는가?
허나, 그렇게 위험 무릅쓴 그 거북이 행보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대평원에 널린 풍경
수많은 염원의 흔적들로 충분히 보상 받았더라!
안전 장치 하나 없는 비 뿌리는 탑신의 통로를
조심조심 돌아본 사방, 그 낯설고 색다른 진지함은,
아마도 더 오래도록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으리!
젖은 발, 줄럭한 마음으로 돌아와 둘러앉은
이라와디 강변의 저녁 식사 자리는
미얀마 맥주 처럼 한참 서늘하고 후련하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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