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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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데리고.../미얀마 (17)

미얀마별곡 04 - 민주를 위한 부처 <파고다 쉐지곤, 틸로민로>

石羽 2017. 10. 2. 18:13


참으로 거대한 금색의 사원들
그 경내에 들어서려면 누구나
긴 바지나 치마에 맨발이 되어야 한다


하늘을 채울듯한 위세로 쌓아 올려진 사탑은
온통 금색으로 칠 또는 딱지로 붙여져 있되
자세한 모양새는 전탑의 엉성함을 피하지 못하였다!


그런 엉성함에도 불구하고 회랑을 온통 채우고 있는
노인, 청장년, 아이들, 느른한 개들까지
도대체 불안과 고뇌의 표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빈부 노소를 가리지 앉는다는 자비의 덕일까?
저리 온몸의 진지함으로 쌓는 공덕의 덕일까?
권력 유지에 최대한 불교를 활용하는 정치 탓일까?


어쨌든,
멀리 떨어져 경배할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서민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를 보내는 웃는 표정으로...


돈과 권력의 힘으로 더 가까운 중간 회랑을 차지하는
귀족들에게는 웃음도, 분노도 아닌 애매함으로...


최고의 권력으로 부처 턱밑에서 경배하는 왕족에게는
엄청나게 엄격하게 경계하는 표정을 보이는...


쳐다보는 거리에 따라 그 표정이 변화무쌍한,
기묘하게 조성한 커다란 부처들의 뒷 얘기들이
만인의 해탈과 내세의 행복을 함께 지향하는
미얀마 불교의 한없는 민주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름모를 요리들 끝에 나온 구운 바나나와
토속 인형 마리오네트의 짧은 공연이
이방인의 낯선 시선을 자꾸만 비웃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