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고 특별한 표식 하나 없이 지나가는,
그저 허술한 휴게소같은 부지불식간의 국경은
주인보다 똑똑한 휴대폰이 문자로 알려준다.
가끔씩 양념처럼 휘익 뿌려지는 작은 숲 더미 뿐
가도가도 창 밖의 풍경은 아슴하게 이어지는 벌판,
이리도 길고 선명한 지평선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곳곳에 무성하게 세워진 풍력발전기 무리
쉬지않고 바람을 등 뒤로 퍼 넘기는 거대 바람개비는
이 대지가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멀쩡한 물길 막아 시퍼런 녹조 뭉치에 고민하고
미래를 잡아먹는 핵발전소 더 짓지 못해 안달하는
어느 땅에서 온 나그네는 그져 부끄럽도록 서럽고나!
푸르르게 투명한 하늘에 구름이 바람타고
연두색 가이 없는 벌판이 여유있는 게으름으로
땅에 대한 예의를 엄격하게 가르치는 여기는,
그들 스스로는 '헝가리'라는 나라 이름보다는
오래된 민족의 이름 '마샤르'라는 표현을 쓴다는
헝가리의 입구 동네, '모숀머저로바르'
세상 구석까지 맑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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