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 전에 친구들과 왔던 곳
청라언덕, 그 옆 선교사 집 뜰에서
소리없이 늙은 나무 한 그루를 만나다.
흐릿하게 흘러간 무심한 세월 전에
어느 손엔가 들려 험준한 바다를 건너 와
87년을 이 땅에서 버티며 살고 있다는,
보온 영양제(?)로 둘둘 감싼 여윈 하체
사방의 버팀목의 힘으로 허리를 세우고 있는
키만 훌쩍 커버린 서양 꽃사과 나무가
수 십년 그 유명세를 달고 있었던
대구 사과의 조상일지도 모른다는
해설사의 재치있는 안내가 어쩌면 안스럽다!
'종을 치지 마세요!' 라는 경고에
세월 하얗게 바래도록 울리지 못하는
저 종은 대체 누구를 위하여 침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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