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났던
조종사 아저씨가 그려주었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은...
그냥 엄첨 커다란 모자였다!
미루고, 가리고, 덮어서 아프게 잊혀지던
그 녹슨 배가 말이 없는 바다 위로 올라온다...
왜 이제야, 누가 내려가고 누구는 올라 오는지,
그 숱한 의혹들은 지금부터라도 벗겨질런지...
햇살 마냥 좋던 어느 날,
한나절 게으르게 걸었던 강문 바닷가에서,
그리고 아직 나지막한 초당 어느 뜨락에서
문득 잠깐씩 멈추어서 망설이는 세월을 만났다!
텅 빈 하늘을 소망처럼 우러르는 진토배기 솟대 끝에,
강물을 거슬러 잔 파도 함께 아른거리는 물무늬에,
흙벽돌 뜨락 한 켠에 고이 핀 꼬맹이 파란 꽃잎에,
감춰진 통증처럼 세월 부스러기가 대롱거린다
까다롭도록 아픈,
봄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 초당별곡(2016.9)'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초당별곡 61 - 다가옴, 머뭄, 떠남, 그리고 흔적 <꽃 한 송이> (0) | 2017.07.06 |
|---|---|
| 초당별곡 60 - 기억, 그리고 새로고침 <잔인한 달의 월례회> (0) | 2017.07.06 |
| 초당별곡 58 - 맥 없는 날들 <늙은 봄이 오는 소리> (0) | 2017.03.16 |
| 초당별곡 57 - 생각하는 밑동 <2017 교육전문직원 워크숍> (0) | 2017.03.07 |
| 초당별곡 56 - 공감각적 심상 <영화 Moon Light > (0) | 2017.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