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온통 지워지며 엄청나게 쏟아지던,
눈보라 속에서 천둥도 치고 번개도 보이던,
모두가 기이한 두려움에 온몸을 떨었던 그 날
요란하게 내리친 벼락을 맞으면서도
오묘한 모양새로 껍질만 벗기우고, 아직도
의연하게 서 있는 키 큰 소나무를 다시 찾아 본다!
이래저래 익숙했던 사람 몇이 떠나가고
또 새로운 낯섬들을 맞이하는 어설픈 시절
그 깊이 모를 인연의 고리가 주는 허접함 때문일까?
헤어지며 서둘러 잡아 본 손길이 남긴 따뜻함과
갑자기 휑 비어 보이는 점심 식당의 빈 의자 때문인지,
바람에 조금씩 몸을 흔들고 선 그를 새삼 쳐다본다.
누구는, 벼락을 맞았으니 서서히 말라 죽어 갈게다!
혹자는, 껍질만 내어주며 벗어났으니 장생할게다!
주변 나무들을 살린 은덕으로도 꼭 살아 남을게다!
이미 수 십여 년이 지나도록 바로 이 자리에서
하 많은 얘기도 가슴 속 솔향으로 곰삭인 그니이니,
속절없는 사람들마냥 쉬이 떠나지나 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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