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이틀짜리 출장 다녀오고
괜한 중얼거림이 많은 건지도 모른다.
바다의 옆에 살고 있으면서도
언제, 이른 새벽이나 한밤중에
일상의 넋을 접어두고, 텅 빈 마음으로
바다와 얼굴 마주한 적 있었던가?
파도가 튀어 올라 얼굴을 적시는
제주 밤 바다 산책로는 어쩌면
그렇게 낯선 방문객의 박제된 등껍질을
소리와 빛, 그리고 냄새로 두드리고 있었더라!
초저녁 선잠에서 불만스레 깨어나
엉겹결에 쭟겨난 포세이돈의 화난 이빨인가?
허연 파도는 거친 숨소리로 어둠을 물어뜯고
용두암은 전등불 아래 파리하게 질려 있더라!
오랫동안 애써 외면하던 <바다>,
그 어둠 속의 본색을 훔쳐본 어색함으로
돌아오고도 며칠 내내
허연 이빨이 어둠 속에서 춤추는 꿈에 시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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