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남쪽 바다를 건너 와
느긋하던 섬 나라를 할퀴던 바람이
삭이지 못하는 원통함에 버무려져...
쌍크렇게 가슴의 밑둥까지 후비는 언덕
책에서만 보고, 전설처럼 듣기만 하던
제주 4.3 사건의 처연한 모습과
불가항력의 집단 학살, 속절없이 새겨진 상처,
그 뻔뻔스런 민낯의 그림자를 하나씩 챙겨 본다!
어두운 역사의 뒷 페이지에 덧칠해진
더러운 욕망으로 야합한 이데올로기,
국가라는 얼굴로 분절된 권력의 총칼 아래
바다에 갇혀 유린된 거대한 감옥의 흔적들...
아서라! 지금인들 다르랴?
ㅡ 내가 위임한 권력에 살상 당하는 시대,
ㅡ 내가 가꾸고 잡아 온 먹거리를 의심하는 시대,
ㅡ 상식의 나침반 바늘 떨림이 멈추어진 시대
두께를 모르고 쌓이는 불신과 불안
착각하는 정복자의 모습으로 사악해진
검은 이카루스의 날개는 어이없는 날개는
언제, 어느 허공에서 녹아 내릴꼬!
어둠보다 깊게 누운 하얀 비석(백비)
그 너머에서 홀연히 일어서는 한 줄기 빛,
여기는, 제주 4.3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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