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살어리 살어리랏다.../초당별곡(2016.9)

초당별곡 17 - 대숲에 부는 바람 <담양 죽녹원>

石羽 2016. 10. 21. 17:50

 

하늘 높은 줄 남보다 더 잘 알아서
더 찌르듯 하늘가운데로 뻗어 오르는가?

 

엄청난 대숲의 청록색 위용에
물렁한 인간의 댓거리는 이미
쓸고가는 바람 소리에 쓰레기처럼 묻힌다

 

아마도 송강정의 다른 이름 죽록정과
떼지 못할 인연이 얽힌 듯한 대나무 숲의 이름도
온통 청록으로 세상을 흔드는 투명한 울림이라

 

아서라!
손끝에 박힌 가시 하나에 질겁하는 인간들이
굵은 청죽 가슴과 허리, 옆구리에
악착같은 칼질로 새긴 천박한 사랑을 어쩌리?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비비틀고 억눌렀다는,
흡사 덜 자란 뱀 껍질을 닮은 분재형 대나무가
속을 비우지 못하는 탐욕의 끝을 한껏 비웃는다!

 

깊은 숲에 들어서야 대의 숨을 듣고
가려지는 하늘을 쳐다보고서야 가슴을 여는
청록 바다에 고이는 한 줌 바람보다 초라한
우리, 인간의 오만과 그 반성의 날은 언제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