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식는 오후에는
연수원 뒤 울울한 소나무 숲에
느릿한 걸음의 그 분들이 보인다
치열한 몸짓으로
나름의 세상을 짊어지고 뛰다가
이제는 돌아와 앉은 꽃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느긋하게, 따스하게
하늘도, 바람도, 풀꽃도, 솔내음도
숨소리에 녹이며 걷는 분들
한 바퀴 돌아올 때 마다
벤치 위에 정성스레 한 개씩 얹어보는
바싹 마른 솔방울들...
그 분들께 소중한 건
지금, 여기서 걷는 자기 길의 횟수일 뿐
그리도 밀고 쫓기던 시간의 의미는, 이미
낙엽 닮은 갈바람색, 하늘 닮은 허공색
혹은 머리결을 닮은 하얀 색깔로
깊숙하게 하늘거리며 탈색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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