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살어리 살어리랏다.../초당별곡(2016.9)

초당별곡 11 - 탈색되는 시간 <솔방울의 의미>

石羽 2016. 10. 21. 17:00

 

햇살 식는 오후에는
연수원 뒤 울울한 소나무 숲에
느릿한 걸음의 그 분들이 보인다

 

치열한 몸짓으로
나름의 세상을 짊어지고 뛰다가
이제는 돌아와 앉은 꽃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느긋하게, 따스하게
하늘도, 바람도, 풀꽃도, 솔내음도
숨소리에 녹이며 걷는 분들

 

한 바퀴 돌아올 때 마다
벤치 위에 정성스레 한 개씩 얹어보는
바싹 마른 솔방울들...

 

그 분들께 소중한 건
지금, 여기서 걷는 자기 길의 횟수일 뿐
그리도 밀고 쫓기던 시간의 의미는, 이미

 

낙엽 닮은 갈바람색, 하늘 닮은 허공색
혹은 머리결을 닮은 하얀 색깔로
깊숙하게 하늘거리며 탈색되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