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살어리 살어리랏다.../명주별곡(2016)

명주별곡 96 - 방패의 미학 <주세혁의 탁구>

石羽 2016. 8. 22. 15:16

 

근래에도 우리 선수 중에
이렇듯 공을 잘라내는
수비형 선수가 있는지 몰랐다!

 

무지막지한 힘과 땀으로 밀어붙이는
강공 일변도 세계적 선수들의 공을
부드럽게, 무겁게, 혹은 재빠르고 날카롭게

 

2.7g의 총알같은 공 보다도
주변의 공기를 먼저 좌우로 베어버리는
과묵한 아저씨의 표정을 가진 그의 몸짓은

 

세상 모두가 나름 오래 연마하여 지닌 긴 칼은
스스로 포기하고 대신 선택한 방패, 그리고
아주 가끔 드러내는 짧은 비수 한 자루를 지닌
기이한 방어 검객의 흔들림을 닮았다!

 

기를 쓰는 맹공에 내어주고 부서지면서도
줄기찬 방어로 공격의 끝을 넘을 수도 있다는
시큼한 감동을 남기는 그의 탁구는

 

어쩌면
지고서도 이긴듯하여
아름답고도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