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도 우리 선수 중에
이렇듯 공을 잘라내는
수비형 선수가 있는지 몰랐다!
무지막지한 힘과 땀으로 밀어붙이는
강공 일변도 세계적 선수들의 공을
부드럽게, 무겁게, 혹은 재빠르고 날카롭게
2.7g의 총알같은 공 보다도
주변의 공기를 먼저 좌우로 베어버리는
과묵한 아저씨의 표정을 가진 그의 몸짓은
세상 모두가 나름 오래 연마하여 지닌 긴 칼은
스스로 포기하고 대신 선택한 방패, 그리고
아주 가끔 드러내는 짧은 비수 한 자루를 지닌
기이한 방어 검객의 흔들림을 닮았다!
기를 쓰는 맹공에 내어주고 부서지면서도
줄기찬 방어로 공격의 끝을 넘을 수도 있다는
시큼한 감동을 남기는 그의 탁구는
어쩌면
지고서도 이긴듯하여
아름답고도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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