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15m를 넘나드는 바람 속에
다음 날로 약속된
어린이 날과 운동회의 의미를 위해...
전 직원이 텐트 7개를 칠 때부터
이 이상한 이야기는 배반의 의미를 잉태한다.
몇 번이고 하늘 쳐다보며 망설이면서도
명주가족 모두에게 매년 그러했듯이
안온하고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려고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팩과 끈으로
든든한 텐트를 3시간 넘도록 치다가...
나머지 6개는 아침 작업으로 미뤘더니
거칠어진 한밤중 강풍은 우리의 땀과 염원을
어두운 허공에 갈기갈기 찢고, 부러뜨리고, 날려
밤 10시 넘도록 뛰어다닌 우리에게
후줄근한 피로와 눈물만 남겼더라!
하늘 흐릿한 이튿날, 4일 아침
다행이었을까? 따가운 햇살은 숨고,
불행이었을까? 모래 바람은 여전하고,
더 커지는 염려와 불안을 안고도, 우리는
'명주 어울 한마당 2016'을 강행하였던가!
어린이 헌장과 놀이 헌장 낭독,
어울 한마당이 가지는 의미 새기기,
제법 흥을 찾기 시작하는 준비체조에서
입 안에 모래가 서걱이는 많은 놀이 경기들,
상품이 모자라도록 참여 해 주신 학부모 경기까지...
우리 모두는 참으로 기이한 운동회 모습에
신기한 울렁거림으로 온몸을 떨어야 했다!
어제의 실망과 피곤을 잊고 크게 웃는 전 교직원,
모래 바람 함께 맞으며 끝까지 자리 뜨지 않던 학부모들,
어른들의 응원에 더 신이 나 바람까지 즐기던 아이들...
거기에다
바람 피하는 복도 가득 옹기종기 모여앉아
정성이 깃든 음식 나눠먹으며 크게 웃는 소리,
바람에 질린 다른 운동회 일찍 끝내고 구경 온
어느 선생님 학부모의 부러워하는 칭찬까지
역대 최악의 한심스런 여건 속에서도
가장 신나고, 멋진 운동회를 우리는 가졌더라!
거센 모래 바람 속에서 더 뭉치고 어울리는
'아름다운 한마당'을 함께 나누었더라!
서로의 가슴에
울컥 솟아 올랐던 까닭모를 눈물처럼
오래 오래 결코 함부로 잊지못할
또 하나의 보이지 앓는 보석 상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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