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위어 성긴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헝크러지는 아침,
휘감아치는 바람에 속절없이...
하얀 이파리 날리는 목련을 보다가
어느 새 몰래 다가오던 봄이
내 무딘 눈길에까지 들켜서 지르는
억울한 비명에 깜짝 놀라 방을 나섰다.
감히 바람이 닿지 못하는
겸손한 아래에서 다소곳한 수선화,
까칠하면서도 그 자태 잃지 않으려
그늘 옆에서도 올올하게 피는 매화와 산수유
그나마 여럿이 비비대는 힘 믿고
울타리에 기대어 힘써보는 개나리,
아직은 때가 이르지 않았음에
봉오리만 오목한 산수국, 황매화, 작약
그리고
이쁜 이름표만 덩그렇게 내세우고
숨고르기 하고 있는 야생화 화단까지,
내 게으른 발자국 소리만 부끄러운데...
덜 핀 꽃송이 보다는
생생하고 잘생긴 자기들이 어떻냐고
아우성으로 들이대는 작은 얼굴 네 송이가
바람 속에 활짝 핀 명주의 봄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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