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듯
고급스런 땀과 감동과 피곤이 범벅되어
질척한 행복으로 지나간 2박 3일은
어쩌면 필부의 평생 단 한 번만 허락된
'한 여름 밤의 꿈'이 아니었는지...
섬을 떠나는 배는 어김없이 도착한다.
온갖 행운을 내가 다 누리고 떠나는 듯
출항 준비 한창인 저동항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괜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보따리만큼이나 무거운데
날카롭게 찢어지는 천둥과 비바람을 뚫고
아무 일 없었다는 무심함으로 바다를 건너는 배
창 밖은 짙어지는 어둠에 모든 것이 지워지고 있다.
축복과 감사로 새긴 여행에서 돌아가는데도,
자꾸만 허약한 영혼과 가난하기만 한 일상 때문에
꿈꾸는 섬으로부터 강제 추방 당하고 있다는,
흡사
김에 떨어진 모래알 같은 이 낭패감은
도대체 무엇일까?
필시, 독도 자갈밭에서 태어나
투명하게 엷어진 가슴 구석 '내면의 방'에
울릉도의 끝까지 숨어 지내던
<또 다른 내가>
거추장스런 생활과 영혼의 억압으로 부터
영원히 강제 추방되어
어둠 속 육지로 함께 돌아가고 있기 때문일게다!
한밤중 강릉항의 불빛은
뻔뻔하도록 천연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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