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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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데리고.../중유럽 01 (14)

꽃보다 삼척 38 - 16세기 모습으로 사는 마을 <중세 성곽도시, 로텐부르크>

石羽 2014. 1. 24. 22:48

 

독일의 모든 고속도로는
아우토반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쓴 웃음으로 대답하는 내게...
가이드는 다시
버스는 속도제한이라고....

엊저녁의 특식 슈바인학세의
두툼한 미각이 아직 남은 듯,
어설픈 아침 피곤이 야트막한데
황토색 성벽이 길게 보인다.

뉘렌베르크의 투박함과는 달리
거센 비바람이 오면
맥없이 무너질 듯한 모습으로
돌과 벽돌로 아래를 쌓고,
목재로 지붕을 얹은 성곽은

으째, 적을 막기위한 전쟁보다는
애초에 상쾌한 바람 쐬며
좁은 난간 통로를 재미로 걸으며
나지막하게 내려다보이는
붉은 지붕 마을의 노을과 연기를
감상하며 힐링하는 휴양용으로
지어진 게 아닐까, 묻고 싶을 정도...

하지만, 그 성곽이 복원되던
1900년대에 들어
일본의 기업들이 복원사업에
막대한자금을 투자하였다는,
성벽 곳곳에 박힌 그네들의 이름은
나그네의 뒤틀리며 시린 가슴을
감출 수 없게 하더라!

성곽의 밖에서
유태인 가족을 불태워 죽이고
혹은 이유모르게 학살한 흔적을
깔끔한 무덤과 추모비로 정리하여
선조의 죄를 스스로 씻어내고 있는
이 사람들의 마음을 보았을 때,

초라하게 시리던 가슴에는
부글부글 뜨거운 것이
목구멍을 채우고 올라와
몇 번이고 제자리에 서서
싸늘한 하늘을 쳐다보아야만 했다!

아기자기한 특산품 상점과 빵집,
마르크트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리모델링 중인 거대한 시청 건물,
부식, 파손 방지막 씌운 분수대,

광장을 빠져나오는골목에서
5500개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과
3방울 성혈 전설을 자랑하는
장크트 야콥교회를 보고....

성문 밖 정원에서
상큼하게 온몸으로 밀려오는
바람과, 더 아련한 마을 풍경에
젖은 마음을 헹구어 내었다!

16세기의 모습 그대로
스스로의 역사와 문화를
단순한 흔적이 아닌, 생활속에서
그대로 싸안고 살 줄 아는

얼굴 모르는 그네들 맑은 영혼을
한없이 부러워하며...
우리의 땅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간다!